일경험 27명 중 16명 취업…중장년 재취업, 서류 대신 현장에서 검증한다

[태양미디어 오재현 기자] 승강기 안전 점검 분야에서 중장년 인력을 길러 취업까지 연결하는 협약이 체결됐다. 노사발전재단이 2026년 10월 14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노사발전재단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10월 14일 영남지사 부산중장년내일센터에서 ‘승강기 산업 인력 양성 및 중장년 일자리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이 부산에서 2년간 운영해 온 방식은 2025년 일경험 참여자 27명 가운데 16명을 취업으로 연결했다.

안전모를 쓴 두 작업자가 승강기 점검 상황을 확인하는 모습
승강기 안전 점검 현장을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에 언급된 특정 기관·인물과는 관련이 없다.

채용 수요를 먼저 확인하고 사람을 모은다

협약의 구조는 교육을 먼저 하고 일자리를 찾는 방식이 아니다. 노사발전재단은 이번 협약이 승강기 유지관리업체의 채용 수요에 맞춰 중장년 구직자를 발굴·교육하고, 경력지원제를 통한 일경험을 거쳐 취업까지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중장년 경력지원제는 경력 전환을 희망하는 중장년에게 기업 현장의 일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구직자가 자격을 먼저 갖춘 뒤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해 보는 단계를 거쳐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역할은 나뉜다. 노사발전재단은 구직자 모집과 상담, 직무교육, 채용행사와 경력지원제 운영을 맡고 취업 이후 현장 적응과 장기 근속까지 지원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유지관리업체의 채용 수요를 발굴하고 직무·자격·안전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직무교육 개발 자문과 안전·사고 예방 교육에도 협력한다.

두 기관이 함께 추진하기로 한 과제는 승강기 산업 수요에 기반한 중장년 인력 양성, 중장년 일자리 창출과 경력개발 지원, 우수사례 발굴과 협업모델의 전국 확산 세 가지다.

부산에서 2년, 일경험 27명 중 16명 취업

이번 협약은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아니라 기존 운영 경험을 확대하는 성격이다. 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두 기관은 지난 2년간 부산에서 승강기 유지관리업체의 채용 수요를 발굴하고, 중장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일경험, 취업, 역량 개발을 연계해 왔다.

2025년에는 19개 기업과 함께 27명이 일경험에 참여해 16명이 취업했고, 2026년에도 8월까지 18명의 취업을 지원했다. 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보도자료에서 “중장년에게는 새로운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인력을 연결해 승강기 안전관리 강화에도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보면, 양쪽이 같은 자리에서 어긋난다

※ 아래는 중장년 진로 멘토링과 교육을 진행해 온 본지 발행인의 현장 관찰이다. 통계 조사 결과가 아니며 개인과 사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중장년에게 일경험 프로그램을 권하면 가장 먼저 돌아오는 반응은 “이 나이에 신입처럼 배우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제도를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도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 쪽 이야기는 방향이 다르다. 중장년 채용을 망설이는 이유로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은 새로운 일을 받아들이는 유연성과 수용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다. 여기에 경력이 길고 무거울수록 연봉 수준이나 건강 관리 등 여러 면에서 부담을 느낀다는 반응이 따라붙는다.

이 우려가 모든 경우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오래 일한 사람일수록 새로운 방식에 빠르게 적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서류 단계에서는 어느 쪽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확인되지 않은 우려만으로 걸러지는 일이 생긴다.

두 이야기는 결국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 쌓아 온 경력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다. 구직자는 경력을 잠시 내려놓는 일이 부담스럽고, 기업은 그 경력이 현장에서 걸림돌이 될까 걱정한다. 서류만으로는 어느 쪽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일경험이 놓이는 자리가 여기다. 이 사람이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는지, 기존 경력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가 현장에서 몇 주 안에 드러난다. 동시에 기업이 품고 있던 우려가 이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난다. 일경험 참여자 27명 가운데 16명이 취업으로 이어진 결과도 이런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채용 공고를 보고 서류를 넣는 방식만으로 취업까지 가는 비율은 이보다 낮다는 것이 현장에서 받는 인상이다.

중장년 재취업에서 실제로 자주 걸리는 지점은 두 가지로 모인다. 서류 단계와 임금 눈높이다. 일경험은 이 가운데 서류 단계를 건너뛰게 해준다. 다만 임금 눈높이는 제도가 대신 풀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센터에 전화를 걸기 전에 필요한 것은 정보보다 마음의 준비에 가깝다. 내가 정말 신입의 자세로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이 서지 않은 채 일경험에 들어가면, 기업이 걱정하는 바로 그 모습이 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이는 구직자만의 몫은 아니다. 기업과 제도 쪽에도 서류 바깥에서 사람을 확인할 통로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넓어질까

노사발전재단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협력 범위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방식이 전국으로 넓어질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근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미 2년치 운영 결과가 쌓여 있다는 점이다. 새로 설계하는 사업이 아니라 부산에서 돌려 본 방식을 옮기는 것이어서, 다른 지역 센터가 참고할 절차와 사례가 남아 있다.

다른 하나는 구조 자체가 특정 지역이나 업종에 묶여 있지 않다는 점이다. 채용 수요가 있는 업종을 먼저 찾고 그 수요에 맞춰 교육과 일경험을 붙이는 방식은 지역과 업종을 바꿔도 같은 틀로 작동한다. 승강기가 아니어도 된다는 뜻이다.

관건은 각 지역에서 채용 수요를 실제로 발굴할 수 있느냐다. 이 방식은 사람을 모으는 일보다 뽑을 의사가 있는 기업을 찾는 일이 먼저다. 지역마다 산업 구성이 다른 만큼, 부산의 승강기에 해당하는 업종을 각 지역이 찾아내는지가 확산 속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중장년 재취업 정책은 교육 과정의 수를 늘리는 방향과, 채용 수요를 먼저 확보하고 그에 맞춰 사람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나뉜다. 이번 협약은 후자에 해당한다. 부산에서 쌓인 2년의 결과가 다른 지역에서도 재현될지가 확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운영 실적은 부산 지역 중심이다. 다른 지역 구직자라면 승강기 분야에 한정하지 말고, 거주지 관할 중장년내일센터에서 운영 중인 경력지원제와 직무교육 과정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위 사례의 담당은 노사발전재단 영남지사 부산중장년내일센터(051-860-1311)다.

자료 참고

  • 노사발전재단, 「승강기 안전 높이고, 중장년 일자리 넓힌다 – 노사발전재단·한국승강기안전공단 업무협약」 보도자료, 2026년 10월 14일 배포(10월 15일 조간)
태양미디어 발행인 오재현

글쓴이 · 오재현

태양미디어 발행인 · 이음교육(이음평생교육원) 대표. 한국산업인력공단 HRD 전문위원. 중장년의 커리어 전환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교육 현장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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